오십견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평균 4.4년을 추적한 연구에서 약 59%는 정상에 가까운 어깨를 되찾았지만, 41%는 증상이 남아 있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발병 초기에 증상이 심했던 분일수록 몇 년 뒤 예후가 나빴다는 점입니다. 치료의 목적은 낫는 시점을 앞당기는 데 있다기보다, 그 시기를 지나는 동안 어깨가 잃는 것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양산 호랑이부부한의원 대표원장 정범환입니다.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인터넷 찾아보니 1~2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던데, 굳이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자연회복은 사실입니다. 다만 '완전 회복'은 아닙니다
이 통념의 출처는 분명합니다. 오십견은 실제로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호전되는 경과를 밟습니다.
문제는 그 '호전'의 내용입니다. Hand 등이 2008년 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에 발표한 연구는 269개 어깨를 평균 4.4년간 추적했는데, 59%는 정상이거나 정상에 가까웠지만 41%는 증상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중 대부분(94%)은 경미했으나, 6%는 통증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 심한 상태였습니다. Jshoulderelbow
더 긴 추적도 있습니다. Shaffer 등이 1992년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보고한 연구에서는 비수술적으로 치료받은 62명을 평균 7년간 관찰한 결과, 50%가 여전히 가벼운 통증이나 뻣뻣함을 안고 있었고 60%는 측정상 가동범위 제한이 남아 있었습니다. nih
자연회복이라는 말은 '저절로 좋아진다'는 뜻이지,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엇이 장기 예후를 갈랐나
같은 Hand 등의 연구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발병 당시 증상이 가장 심했던 환자군의 장기 예후가 가장 나빴다는 점입니다(P<.001). Jshoulderelbow
시간이 아니라 초기 상태가 결과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오십견은 통증기와 경직기를 거쳐 회복기에 이르기까지 대개 1~3년이 걸립니다. 그 사이 아픈 쪽으로 눕지 못해 잠을 설치고, 팔이 올라가지 않아 일상이 좁아집니다.
기다리는 동안 어깨가 어떤 상태로 그 시기를 지나느냐가 몇 년 뒤의 어깨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치료가 하는 일
치료의 역할은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됩니다.
첫째, 통증기의 통증과 수면 방해를 관리합니다. 둘째, 어깨가 굳는 시기에 가동범위를 가능한 한 남겨둡니다. 셋째, 아픈 어깨를 피하려 목과 등으로 대신 쓰는 보상 패턴이 굳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미국물리치료학회가 2013년 발표한 유착성 관절낭염 진료지침(Kelley 등, JOSPT)에서도 가동성·스트레칭 운동을 병행하는 접근이 권고되며, 자연 경과를 설명하는 환자 교육이 권고 항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두는 것이 표준 관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Osu
저희 한의원에서는 침치료와 추나를 통해 통증과 어깨 주변 근육의 긴장을 다루면서, 현재 어느 시기에 있는지에 따라 가동범위 확보의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통증기에 무리하게 늘리는 것과 경직기에 움직이지 않는 것은 둘 다 피해야 할 방향입니다.
치료의 목표는 병의 기간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기간에 어깨가 잃는 것을 줄이는 것입니다.
오십견이 아닐 수 있는 신호
40~60대에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부터 떠올리시지만, 다른 원인일 때가 적지 않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먼저 확인이 필요합니다.
남이 팔을 들어 올려주면 올라가는데, 스스로는 힘이 없어 못 드는 경우 (회전근개 문제 가능성)
며칠 사이 갑자기 참기 어려울 만큼 극심해진 통증
목에서 팔, 손끝으로 내려가는 저림이나 감각 이상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시작된 통증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를 동반한 경우
어깨가 아프다고 모두 오십견은 아니며,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순서상 먼저입니다.
낫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나느냐
오십견을 두고 던져야 할 질문은 "낫습니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갈리는 것은 1~3년이라는 시간을 어떤 상태로 통과하느냐입니다. 통증이 가장 심한 시기를 그대로 견디고 지나간 어깨와, 그 시기를 관리하며 가동범위를 지키고 지나간 어깨는 몇 년 뒤 같은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시간에게 전부를 맡기지는 않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냥 두면 낫는다는데 정말인가요?
A. 대부분 호전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Hand 등(2008)의 평균 4.4년 추적 연구에서 59%는 정상에 가까웠지만 41%는 증상이 남았고, Shaffer 등(1992)의 평균 7년 추적에서는 50%가 가벼운 통증이나 뻣뻣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저절로 좋아지는 것과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다릅니다.
Q. 회복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A. 통증기, 경직기, 회복기를 거쳐 대개 1~3년이 걸립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고, 당뇨나 갑상선 질환이 동반된 경우 경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치료를 받으면 더 빨리 낫나요?
A. 치료가 자연 경과 자체를 없애준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근거가 가리키는 지점은 다른 쪽입니다. Hand 등의 연구에서 초기 증상이 심했던 군의 장기 예후가 유의하게 나빴던 만큼(P<.001), 통증기 관리와 가동범위 보존이 몇 년 뒤 상태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치료를 권해 드리는 이유입니다.
Q. 아프더라도 팔을 억지로 돌려야 한다던데요?
A.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통증이 극심한 시기에 무리하게 늘리는 것과, 굳어가는 시기에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둘 다 피해야 합니다. 현재 어느 단계인지 확인한 뒤 강도를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어깨가 아픈데 오십견인지 어떻게 아나요?
A. 스스로 드는 것도, 남이 들어주는 것도 모두 제한되면 오십견 쪽에 가깝고, 남이 들어주면 올라가는데 힘이 없어 못 드는 경우는 회전근개 쪽을 함께 봅니다. 다만 목에서 내려오는 저림이나 외상 이후 시작된 통증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