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회전을 막고 있는 것은 근육이 아니라 오훼상완인대라는 짧고 두꺼운 인대이기 때문입니다. 회전근개 간격이라 불리는 어깨 앞쪽 틈에 자리한 이 인대는 오십견에서 섬유화되어 뻣뻣해지는데, 그 조직 성분이 손바닥이 굳는 듀피트렌 병과 비슷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염증은 가라앉아도 굳어버린 섬유조직이 다시 늘어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양산 호랑이부부한의원 대표원장 정범환입니다.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팔은 이만큼 올라가는데, 등 뒤로 돌리거나 바깥으로 젖히는 건 아직도 안 됩니다."
외회전을 붙잡고 있는 구조물
어깨 앞쪽, 극상근과 견갑하근 사이에는 회전근개 간격이라는 틈이 있습니다. 그 지붕을 덮고 있는 것이 오훼상완인대입니다.
회전근개 간격에서 두꺼워진 오훼상완인대는 오십견의 가장 특징적인 소견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외회전을 가장 강하게 제한하는 구조물로 보고됩니다. 이 인대가 구축되면 팔을 옆구리에 붙인 상태에서의 외회전이 제한되고, 상완골두가 뒤아래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함께 막힙니다. Wiley Online Librarynih
제한의 정도도 측정되어 있습니다. Harryman 등의 보고에 따르면, 오훼상완인대를 포함한 회전근개 간격의 구축이 있는 환자에서 팔을 내린 자세의 외회전은 약 50% 감소했습니다. nih
팔을 바깥으로 젖히는 동작만 유독 걸린다면, 어깨 앞쪽의 짧은 인대 하나가 그 방향을 붙잡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염증이 아니라 섬유화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회복 속도의 차이가 갈립니다.
오십견의 초기에는 염증이 두드러집니다. 염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 치료에 반응하면서 비교적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통증기가 지나면 밤에 잠은 좀 잘 수 있게 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남는 것입니다. Bunker와 Anthony가 1995년 보고한 연구에서는 오훼상완인대와 회전근개 간격 조직에서 염증이 아니라, 손바닥이 두꺼워지며 손가락 운동을 제한하는 듀피트렌 병과 매우 유사한 조직학적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Springer
염증은 가라앉는 것이고, 섬유화는 다시 늘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성질이 다른 두 과정이 한 질환 안에 겹쳐 있는 셈입니다.
통증이 줄어든 뒤에도 외회전이 그대로인 이유는, 남아 있는 것이 부어오른 염증이 아니라 굳어버린 섬유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장기 추적에서도 외회전이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이론만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됩니다.
Shaffer 등이 1992년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발표한 연구는 비수술 치료를 받은 62명을 평균 7년간 추적했습니다. 대조값과 비교해 가동범위 제한이 남은 환자는 37명이었는데, 방향별로 보면 굴곡 10명, 거상 8명, 외전 17명, 내회전 10명이었던 반면 외회전은 29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nih
7년이 지난 시점에도 외회전은 다른 어떤 방향보다 흔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앞서 본 해부학과 병리 소견이 실제 예후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외회전이 늦게 풀리는 것은 회복이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이 질환이 원래 그런 순서로 풀린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나
이 구조를 알면 접근 방식이 달라집니다.
첫째, 외회전은 팔을 크게 휘두르는 동작으로는 잘 늘어나지 않습니다. 해당 인대가 긴장되는 자세가 팔을 옆구리에 붙인 상태의 외회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아래팔만 바깥으로 여는, 작아 보이는 동작이 오히려 그 인대를 향합니다. nih
둘째, 섬유조직은 순간적인 힘보다 지속적인 시간에 반응합니다. 짧고 세게 당기는 것보다 낮은 강도로 길게 유지하는 편이 조직의 성질에 맞습니다.
셋째, 시기를 구분해야 합니다. 통증기에 무리하게 외회전을 늘리면 염증을 자극할 수 있고, 반대로 경직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굳는 방향으로만 진행합니다.
저희 한의원에서는 침치료와 추나로 어깨 주변 긴장과 통증을 다루면서, 어느 방향이 얼마나 제한되어 있는지 확인해 강도와 자세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외회전이 남아 있는 분과 굴곡이 남아 있는 분은 같은 관리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외회전은 힘으로 여는 방향이 아니라, 자세와 시간으로 여는 방향입니다.
순서가 있는 회복입니다
오십견이 풀리는 순서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통증이 먼저 잦아들고, 팔을 앞으로 드는 동작이 돌아오고, 옆으로 벌리는 동작이 따라오고, 바깥으로 젖히는 동작이 마지막에 옵니다.
이 순서를 모르면 마지막 구간에서 조바심이 납니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등 뒤로 손이 안 간다는 이유로, 치료가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관리를 놓아버리는 경우를 봅니다.
가장 늦게 오는 것과 오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지금 어느 구간에 있는지를 알고 있으면, 남은 구간을 견디는 일이 조금은 수월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팔은 올라가는데 바깥으로 젖히는 것만 안 됩니다. 정상인가요?
A. 오십견의 전형적인 경과에 해당합니다. 외회전은 회전근개 간격의 오훼상완인대에 의해 제한되는데, 이 구조물이 오십견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두꺼워지는 부위이자 외회전을 가장 강하게 막는 구조물로 보고됩니다. 다만 현재 어느 시기인지는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외회전은 얼마나 지나야 돌아오나요?
A.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Shaffer 등(1992)의 평균 7년 추적에서 가동범위 제한이 남은 37명 중 외회전 제한이 29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른 방향보다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까지가 근거로 말씀드릴 수 있는 범위입니다.
Q. 통증은 없어졌는데 왜 아직 뻣뻣한가요?
A. 통증과 뻣뻣함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통증은 염증에 가깝고, 남아 있는 뻣뻣함은 섬유화된 인대와 관절낭에 가깝습니다. Bunker와 Anthony(1995)의 보고에서는 해당 조직에서 염증이 아니라 듀피트렌 병과 유사한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Q. 세게 당겨서라도 늘려야 하나요?
A.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섬유조직은 강한 힘보다 지속적인 시간에 반응하는 편이고, 통증기에 무리한 신장은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팔꿈치를 몸에 붙인 자세에서 낮은 강도로 유지하는 방식이 해당 인대가 긴장되는 자세에 맞습니다.
Q. 내회전도 같이 안 되는데 다른 문제인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두꺼워진 오훼상완인대가 견갑하근과 위쪽 관절낭까지 덮으면서 등 뒤로 손을 올리는 동작을 함께 제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방향별 제한 양상은 직접 확인해 보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